주인에게는 한쪽 눈과 한쪽 팔이 없다. 그 때문인지 항상 무서운 표정으로 물건을 노려보곤 한다. 원래 눈이 매섭게 치켜올라가 있는 탓도 있지만 필히 한 눈으로는 온전히 무언갈 보기 힘들기 때문일테다. 그는 손으로 물건을 잡으려할 때 종종 실수를 한다. 깨진 컵을 정리하는 것이 내 일이기에 소리가 나면 달려간다. 파편을 정리하고자 그 앞으로 다가가면 그는 신경질적으로 고함을 지른다. 내가 문밖으로 나가고 나서야 소리가 잦아든다. 하아아, 하고 한숨소리가 난 뒤에는 이따금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. 그 날도 주방문 밖에서 숨을 죽이고 서 있자 다른 주인이 와서는 내 머리를 상냥하게 두드려 주었다. 나를 다른 곳으로 보낸 다른 주인은 주방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또 조심스레 닫는다. 우는 소리가 조금 커지는 걸 느끼면서도 나는 그곳에서 어떤 대화를 하고 어떻게 주인을 달래는지는 알고 싶지 않았다.
또 하루는 스프를 올린 쟁반을 건넸는데 주인이 받지 않았다. 왜 그런지 몰라 슬쩍 올려다 보면 또 상처입은 한쪽 눈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. 아, 아마 잡으려다가 내민 팔이 허공을 휘두른 것이다. 그 이유는 팔이 없기 때문이다. 그 이후로 나는 그에게 물건을 건네지 않았다.
밤이 되면 그는 나를 슬쩍 불렀다. 내겐 아직 곰인형을 안고 자는 습관이 있었는데 마치 그것처럼 그는 나를 안고서야 잠이 들곤 했다. 더 가까이 와, 잘 보이지 않으니까. 그가 외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. 그러면 나는 무서워서 그만 눈을 감는다. 상냥하고 차가운 손이 배를 쓰다듬었다. 나를 재우려는 것인지 온기를 가져가려는 것인지 하여튼 그는 서툴렀다.